2015. 2. 5. 14:39ㆍ시사 및 문화
자주 가는 게시판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이슈가 있다. '알바몬'이라는 인터넷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의 새로운 CF에 대한 논란이다. 다수는 구직자의 입장에서 일부는 구인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의견을 성토하고 있다. 어떤 CF이길래 논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해 필자도 지나치지 못하고 클릭을 해버렸다. 진짜사나이의 애교로 뜬 혜리가 깜찍하다. CF 자체는 깔끔하게 잘 만들었고, 역시나 논란이 되고 있는 살짝 자극을 줄만한 멘트가 있다.
그럼 모두 한번 감상을 하시고~!
여기서 주장하는 바는 2가지인데, '알바몬'에서 올린 동영상의 제목과 같다.
1. 최저시급
5,580원 쥐꼬리만큼 올랐지만, 꼭 챙겨라.
2. 야간수당 (현재 비공개)
야간수당은 1.5배를 받아야 한다.
3. 인격모득
사장이 무시하면 떠나라.
첫번째 최저시급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크게 논란의 여지가 없다. 영세업주들이 죽니사니해도 최저시급이 너무 높다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아직 선진국과 비교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많이 낮은 수준이다.
▲ OECD 최저시급 ($, 2013년)
위의 차트는 2013년 기준 실질시급이다. 순위로 보면 꽤 높아보일지도 모른다. 언뜻 그차이를 체감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럼 다른 차트 표현을 바꿔서 얼마나 차이나는지 비율로 표현을 한번 해보자.
▲ OECD 최저시급 격차(%, 2013년)
이제 조금 차이가 나는걸 확인할 수 있다. 분명히 정렬을 해서 참고한 자료인데, 바로 한두단계 높은 나라와 대비하더라도 20% 이상 차이가 난다. 그리고, 조금 더 상위 국가와는 50%, 100%가 차이가 난다. 또한, 이 금액은 사실 '최저' 금액이다. 실제 체감하는 인건비 차이는 위의 수치보다 꽤 차이가 더 날 수 있다. 예를 들면 필자의 경우 개인적인 사유로 미국에서 짧은 시간 파트타임 근무를 체험한 적이 있다. 그당시 받았던 금액이 스폰서 업체를 하나 끼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급 10불 가량(2000년)되었다. 또한, 주변에 워킹할리데이를 다녀온 이야기를 들어보면 힘든 노동이 있긴 하겠지만 부지런한 사람의 경우 돈을 꽤 모은 사례도 있었다.
두번째 야간수당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업주가 적용을 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물론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아직 적용대상이 아니다. 최저임금에서조차 논란이 생기는데, 추가적인 급여나 급여성 복지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세번째 인격모독 부분. 가장 업주들로 하여금 분노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또한 최저임금에는 법적인 문제가 있어 직접 타겟이 되기 어렵기에 인격모독 부분이 CF에서 가장 지탄을 받고 있다. 이것만으로는 특별히 큰 문제가 되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 다른 두 부분이 법적인 내용이라면 이 부분은 감정적인 부분일 뿐이니. 다만, 다른 부분에서 살살 긁어놓고 마지막에 대놓고 메롱하니 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알바몬 광고의 효과는?
구인구직 사이트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말그대로 구인, 구직 정보가 서로 만나야 한다. 일자리 수요처(업체들)와 일자리 공급처(구직자) 두 그룹 모두의 방문과 지원이 있어야 서로 맞물려 돌아갈 것이다. 지금의 논란 광고는 업체들은 발끈하고 있으며 전적으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이다. 구인구직 시장에서 누가 갑인가? 양질의 정보를 올려놓는 것이 먼저인지, 양질의 인력풀을 모아오는 것이 먼저인지가 중요할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양쪽 이야기가 모두 이해는 간다. '구인난', '구직난' 어느 용어 하나 어색하지가 않다. 양질의 일자리에는 구직난이 존재하고, 그렇지 못한 자리에서는 구인난이 존재한다. 역시나 최근 어디서나 나타난다는 양극화 현상이다. 결국 저런 자극적인 멘트에 발끈하는 시장에서는 구직난이 더 심할 것이라 생각한다. 당장 인력 공백이 생기지는 않더라도, 순환이 잦고 안정적인 직원을 구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알바몬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건이 조금 더 커져서 이슈화가 지속된다면 오히려 알바몬에서 광고하는 업주가 양질의 수요처라고 인식이 되고, 구직자들도 더 모이는 사이트가 되어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경쟁의 시대이다. 경쟁이란 단어는 어린 시절부터 익히 들어왔던 말이다. 점점 살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뒤로하고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사회초년생은 초년생끼리 경쟁을 하고, 베이비붐시대의 퇴직자들도 자영업자가 되어 경쟁한다. 세대 내에서의 경쟁은 필연적이고 억해진 감정은 세대 간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알바몬의 이번 이슈도 이러한 선상에서 볼 수가 있다.
사회적인 포용과 합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