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배달앱의 폐해와 전망

2014. 9. 26. 09:00시사 및 문화

어느 순간 혜성처럼 등장한 배달앱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선풍적인 인기도 잠시, 아직 차별화가 덜되고 모방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사업모델이다보니 유사한 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배달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에 이슈화되고 사용자가 갑자기 확대되면서 더욱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참여하며 홍보 채널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에 허덕이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 등장한 앱들은 수익모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었다. 배달앱들도 업주들이 쓰고있는 비용에 맞게 모든 국민이 익숙한 '네이버'스러운 검색결과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업주들이 꺼려하는 카드결제를 폰에서 구현함에 따라 추가적인 수수료를 발생시킬 수 있었다.

 

 

 

그렇다면 배달앱이 가져다 주는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살펴보자. 사소한 장단점들이 많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 한가지씩만 정리하고 그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말하려고 한다.

 

[자영업자 측면]

장점. 새로운 홍보 채널이 생김

단점. 비교적 높은 수수료

 

[사용자 측면]

장점. 편리한 검색과 주문 가능, 신용카드 결제

단점. 향후 가격 증대 우려

 

업주들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가장 큰 부분이 홍보 채널의 증대이다. 지나가면서 가게를 몇번 보고 익혀서 주문을 하거나, 종이 전단지를 받아서 주문을 하거나. 인터넷 리뷰를 참조하던 형태를 넘어섰다. 사용자는 단순히 지역설정을 통해 카테고리화 되어 있는 음식점들을 정렬하고 메뉴와 가격과 더불어 다양한 고객의 평가를 보고 주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배달 음식은 배달앱'이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폭팔적인 성장을 염두에 두지 못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높은 수수료는 저변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그에 비판적인 고객도 증가했다.

 

그러면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되지 않냐?

 

혹자는 이런 속편한 이야기를 한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긴하다. 그러나 차별화되어 있는 몇몇 업체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동일한 수준의 음식으로 프랜차이즈 위주로 구성된 배달업계에서 이러한 홍보 채널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당연히 수수료가 비싸다고 하지만 팔수록 손해가 나는 것은 아니다. 마진이 상당히 박해졌을 뿐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배달앱이 과연 신규수요를 창줄하냐는 것이다. 필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말 전혀 없는 것인가? 미미한 증가는 있을지언정 신규수요보다는 단순한 판매 채널의 다변화로 보는 측면이 맞다. 인터넷, 지하철 등지의 배달앱 광고를 보고 갑자기 주문을 하게 될까? 아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데의 동기는 출출할 때 갑자기 치킨이 떠오른다거나, 요리하기가 귀찮다거나 하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겠다라는 생각이 섰을 때, 광고전단을 볼지 인터넷에서 후기를 찾을지 배달앱을 참고할지 등의 방법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결국 어떻하든 주문을 하게 되는데, 배달앱을 통해서는 수수료 지불로 인해 마진이 축소되는 것이다.

 

전단 광고와 비교한다면?

 

아쉽게도 전단지의 광고 비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다만 전단지, 광고책자는 고정비용으로 지불이 되는데 반하여 배달앱은 고정비(게시비용)와 변동비(수수료)로 구성된다. 고정비는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수료가 꽤 크고, 일반 주문에 비해 신용카드 결게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여 합법적 세금에 대한 부담이 높아질 것이다.

 

배달앱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업주보다는 사용자에게 더 큰 가치를 가져다 준다. 앞서 말한 주문의 편의성, 정보의 공유, 결제의 편리성, 그리고 다양한 제휴 이벤트를 통해서 개별 조그만 소규모 점포가 대형 인터넷쇼핑몰로 변신한다. 쿠폰 할인이 적용되고, 포인트가 공통으로 적립되며 카드결제를 환영하는 것이다. 결국 배달앱은 사용자 가치를 증대시키고, 기존 배달식당의 마진을 유통과정에서 일부 가져간다.

 

배달앱 업계의 향후 전망은?

 

이 사업모델이 이렇게 빨리 성장할줄 누가 알았을까. 이제는 가능성이 보이면 추가 투자도 빨리 들어온다. 이미 배달앱 업계는 메이저 2~3개사의 경쟁강도가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규모에 비해 아직 완전히 자리도 잡기전에 비난 여론도 많다. 최근 들어서는 프로모션의 강도가 크게 늘었고, 그만큼 일시적으로 증대된 사용자 혜택으로 비난의 의견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계속 프로모션이 지속되고 모두가 해피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 훨씬 큰 규모의 소셜마켓도 아직 과도한 마케팅비로 인해 여전히 적자규모가 크다. 계속되는 투자와 누적되는 적자는 미래의 잠재력을 보고 가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그러한 잠재력이 거품으로 드러나게 되면 한순간에 무너질지도 모른다.

 

배달앱 업계에도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 한순히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비용을 줄이고, 수수료를 최소화해서 '업주가 아니라' 배달앱 업체가 박리다매를 실현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되지 않도록 브랜드별로 자기만의 색깔과 차별화 포인트를 확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