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3. 08:52ㆍ시사 및 문화
아침부터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는 이슈가 등장하길래 찾아보았다. 흔히 말하는 '빨간 버스' , 수도권 전지역에서 서울로 불나방같이 모여들고, 열차같이 광역차로에 줄줄이 서있는 경기도의 광역버스가 입석이 금지되었단다.
관련 공지를 찾아보기 위해 뉴스를 검색하니 특별히 최근에 나온 기사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경기대원의 홈페이지를 찾아보아도 크게 관련 내용이 없다. SNS, 실시간 검색 등 돌아다니는 정보로는 우선 '경기대원(대원고속)'의 버스에서 일단 추진하고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경기대원은 수도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운송그룹으로 현재 운행노선은 아래와 같다. 거의 전지역을 커버하고 있다. 결국 대다수의 광역버스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광역버스는 일반적으로 입석이 허용되지 않는 'M버스'와 입석이 허용되는 '(일반)빨간버스'로 구분이 된다. 물론 대부분 고속도로를 달리는 노선을 고려하면 입석을 용인하는 것은 불법이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참사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 불감증'에 대해 말이 많다. 입석으로 가득찬 만원버스가 사고라도 난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다만, 하루아침에 그렇게 바뀌면 앞날이 캄캄한 사람들이 많다.
필자는 현재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때는 'M버스'가 주력이었고, 이후 '빨간 버스'를 탔었으며, 현재는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이용한다. 중요한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사는 곳'과 '직장'은 선택할 수가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손바닥 뒤집듯 거주 지역을 바꾸고, 회사를 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교통수단 변화도 내가 굳이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
수도권에서 출퇴근 하는 분들은 많이 공감할 것이다. 큰 대안이 없다. 버스를 안타면 지하철 타면 되지 않냐는 것은 요지에 거주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한정된 배부른 소리다. 세상에 길이 없겠냐만은 예를 들면, 버스로 1시간 거리를 지하철로 1시간 40분을 돌아오라는 건 상식적인 선에서 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직장으로 가장 최선의 출근길과 차선책에는 시간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서울-경기가 아니라 경기도 내부에서는 대중교통이 상당히 열악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시 과거 경험으로 돌아가면 동탄에서의 'M버스'는 전쟁이었다. 물론 현재는 문제가 없을 수 도 있다 (출퇴근 시간에 정상적으로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과 아닌 정류장이 구분된다). 제도의 변경이 있을 때 일시적으로 혼란이 가중된다.
사회 인프라, 교통의 문제를 직장 상사가 이해 해주겠는가? 아니면 우리는 출근의 플렉서블 타임제가 일반화되어있는가? 그렇지가 않다. 지각을 했을 때, 따가운 눈총과 하루종일 꼬이는 일정을 피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출근을 하려고 한다. 30~40명이 줄서서 4~5대의 버스를 보낼 때 그 참담한 분위기는 이루어 말할 수 없다. 기다리다가 결국 버스를 타게 되면 버스기사도 승객의 원성을 받아들이는 것도 곤욕이다.
각 시도의 민원게시판을 보면 대중교통 특히, 광역교통에 대한 부분은 단골 메뉴이다. 그리고, 천편일율적인 답변도 변화가 없다. "서울시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나, 증차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출퇴근 수요에 집중된 버스의 무조건적인 증차는 낮시간에는 빈차로 돌아다니며 회사의 수익성에도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모두 이제 앉아서만 가자. 그럼 남겨진 사람들은 어떻하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가?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하자면 서울의 과밀이다. 터져나갈 듯한 도시에서 그 외곽 20~30km까지를 나가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외곽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처럼 단독이나 여유있는 주거단지가 아닌 대형 아파트가 빽빽하다. 베드타운으로 적합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계속 서울로의 편리만 증대시킬 것이 아니라, 균형 발전에 좀 더 무게를 실어야 한다.
'빨간 버스'가 유일한 출퇴근 방법이 되는 분들의 입장을 상상해보면 참으로 속이 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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