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9일 간의 호주 캠핑카 여행 - 6. 커럼빈 생추어리, 바이런 베이

2015. 4. 27. 17:01해외여행기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이러다가 1년이 지나고 마무리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여행기라는 것은 느낌이 가득 남아있을 때 써야하는 것인데..점점 시간이 흐르고 있다. 지금 날씨면 호주는 조금씩 쌀쌀해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워낙 따뜻한 나라라서 아직 한창 더울 것 같다. 예전 기억을 떠올려보면 나름 한겨울로 분류되는 시기에도 한낮에는 많이 따뜻했던 기억이 있다.

 

오늘의 일정은 앞의 후기에서 이어진다. 골드코스트를 벗어나면서 "스프링브룩 국립공원 - 커럼빈 와일드라이프 생추어리 - 바이런 베이"로 이어지는 꽤나 굵직굵직한 일정을 가지고 있는 날이다. 스프링브룩에서 커럼빈 까지는 약 한시간이 조금 더 걸렸던 것 같다. 구글맵을 참고하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도로가에 처음에 주차를 했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도로가에는 잠깐 주차를 할 수 있는 구역이 있었다. 워낙 엄격하다니..내가 피해야지. 커럼빈 와일드라이프 생추어리의 주차장은 적당히 넓긴하나, 그냥 공터(?) 느낌이다. 모터홈 같은 차를 주차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긴했지만, 머 큰 문제는 없었다.

 

오늘은 골드코스트에서 장만한 선글라스를 딱~ 끼고 출동~!

 

 

여기가 입구다. 아담하지?? 아담하다. 흐흐. 땅이 넓다보니 외부에서 보이는게 "웅장하고 멋있다"라기 보다는 소박하고 자연친화적으로 넓게 깔려있는 시설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홈페이지 내용을 잠깐 참고했을 때, 여기 시설은 상업적인 목표가 아니라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티켓은 골드코스트에서 받았던 쿠폰을 이용하면 패밀리 할인보다 조금 더 할인이 가능했던 것 같다. 여기서 경험한 패밀리 티켓의 가격 수준은 보통 어른2+아이1의 값에 해당했다. 결국 어른2+아이2 이상의 그룹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산' 선생이 있다면 혜택은 더 클 것이다.

 

 

이제 우리 아이들도 호주 관광에 조금은 익숙해졌다. 도마뱀은 이제 무서운 존재는 아니다. 나름 귀여워 보일 때도 있다.

 

 

 

정문으로 딱 들어가면 제일 먼저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은 코알라다. 물론 심드렁한 표정으로 쳐다보거나, 눈을 거의 감고 있다. 코알라는 야행성이라 낮에는 주로 잠을 잔다고 한다. 어짜피 워낙 느리니, 일어나 있어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일어나있는 것을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복실복실해서 착해보이는 코알라. 이 코알라의 다른 모습을 보고 싶으시다면 '전투코알라'를 검색해보길 추천한다.

 

 

여기 부지가 상당히 넓다. 하지만, 동물들이 그 넓은 땅에 다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동물 우리 하나하나도 꽤 넓지만..

 

그래서 기차를 타고 간다. 몇가지 영역으로 어느정도 구분이 되어 있고, 중간에 내리고 탈 수 있는 정류장이 몇 군데 있다. 적당히 지도를 보고 동선을 따라서 중간에 한번정도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기차가 생각보다 훨씬 재밌다. 우리 과천 대공원의 '열차아닌' 코끼리열차보다는 좀 더 엑티브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의 이 많은 인파는 여기가 과연 호주땅인가 중국땅인가 살짝 의심스럽기도 하다. 평일 비수기라 현지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호주에서 우리의 페이보릿 메뉴 피쉬앤칩스, 햄버거. 오늘도 어김없이 이 메뉴로 달린다. 분명히 캠핑카 여행은 맞는데, 관광 비중을 늘리면서 사먹는게 많아지고 있다. 여기서는 브리즈번에서 처음 먹었던 그 감동이 조금 사라졌다. 아마 이때가 마지막 피쉬앤칩스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정~~~말 맛있었는데.

 

 

시간에 맞게 '버드쇼(Bird show)'를 보러 왔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했지만 시드니에 잠깐 있었을 때, 타롱가 동물원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버드쇼였다. 그래서 시간에 맞게 왔는데... 생각보다는 보통(?)이었다.

 

 

이렇게 한가득 중국인 관광객이다. 현지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도 그 사이에 뭍혀버릴지도 모르겠다.

  

 

 

 

 

 

먹이를 공중에 던지고, 새들이 저~~멀리서 날아오며 받아 먹는다. 그리고 머리위를 날아다니는 엄청난 크기의 독수리가 이 쇼의 가장 클라이맥스이다. 쇼를 마치고 나면 저 앵무새가 동전을 받아 기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 다음 코스로 버드쇼가 끝나자마자 근처에서 양털깎기를 시작한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양털깎기 공연장으로 들어왔다. 우리도 같이 따라 들어와서 자리를 잡았는데, 실제 공연 시작전에 나왔다. 갈 길이 먼데 또 이걸 다 보고 있기에는 시간이 좀 빠듯했다. 이런 구경보다 회심의.. 아이들을 위한 코스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여기. 캥거루 먹이주기. 아이들한테는 먹이주기 체험이 최고이다. 아마 다른 동물 구경 하나도 안하더라도 처음부터 쭈욱 먹이만 주고 있어도 재밌어할지도 모르겠다.

 

넓은 공간에 캥거루가 그냥 이리저리 쉬고 있다. 먹는게 일이다 보니, 먹이를 주면 크게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는 캥거루가 많다. 눈을 감거나,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우리도 돈을 주고 밥을 직접 사서 먹이는 건데..ㅜㅡ

 

 

 

보시다시피 넓~~다. 아마 양털깎기쇼가 끝난 이후로 보이는데, 우르르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 왔다. 잠깐 북적북적하다가 다시 고요해진다.

 

 

정문으로 딱 입장을 하였을때 있었던 코알라 우리 옆에서 코알라를 안고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여기가 아니면 또 어디서 사진을 남길까 싶어 추억에 투자를 한다. 관광지라면 다양한 상품을 가지고 관광객을 유혹하기 마련이지만, 이런 사진 하나가 나중에는 다시 건지고 싶어도 건지기 힘들 다는 것을 지난 여러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혼쾌히 촬영했다.

 

 

입구쪽에 있는 간판이다. 이렇게 매일 시간에 맞춰서 다양한 쇼가 펼쳐진다. 관심이 있다면 처음부터 시간을 맞춰서 움직이는 동선과 일정을 짜야 한다. 공간이 넓고, 기차를 타고 이동을 하기도 하기때문에 생각보다 시간 맞추는게 만만하지가 않았다.

 

 

계~~속 이런 길이다. Pacific Highway/Motorway 였던가. 생각같아서는 멀리 국도를 돌아서 안으로도 많이 들어가보고, 해안가로도 계속 가보고 싶지만 길이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았다. 과속은 하지 않더라도 최대한 맞춰서 달려오는데도, 확실히 거대한 땅이다.

 

 

열심히 또 운전한다. 도심에서의 긴장과 다르게 골드코스트 밑으로 내려오니 도로도 여유가 많고, 마음으로도 여유가 생긴다. 내 차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하고, 음악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앞서 후기에서 남긴 '스프링브룩 국립공원'을 무사히 소화하고 나오니 이제 이 도로는 한껏 넓어보였다.

 

 

해가 지고 있다. 호주의 최동단. 바이런베이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호미곶, 간절곶 쯤 되는 장소이다. 우리나라 CF에도 등장했었다니, 동부해안 투어에는 꼭 들어가는 코스이다.

 

 

도착했다. 바이런 베이.

 

시간을 맞춘 듯이 해가 지기 약 30분 전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인 보람이 있다. 해가 지고 여기에 도착했으면 분위기가 많이 달랐을 것이다. 저~~기 언덕 밑에 주차장이 있고 등대 바로 앞에 카페(?)와 함께 주차장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등대앞 주차장으로 진입 전에 조그만 몇대 정도 주차할 장소가 있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우리가 갔을 때는 카페(?)도 문을 닫았고, 주차요원도 없었다. 다만 차가 커서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고, 진입 전 주차장에 다행히 자리가 남아 차량을 주차할 수가 있었다.

 

 

 

하얀 등대건물이 붉게 물들어 있다. 그리고, 일몰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각지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많은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자리하고 있고, 다정하게 앉아 떨어지는 태양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많다. 혈기에 가득 찬 저 청년은 물구나무 서기를 하며 갈채를 받았고, 한국인 청년 한명도 답례로 물구나무 서기 흉내를 내었다 ㅋ

 

 

 

 

 

 

동쪽 끝이다보니 바다로 둘러쌓인 이곳에서 정작 해는 육지로 떨어진다. 일출을 바다에서 멋있게 뜰 것이다. 하얀 등대가 불타고, 넓은 바다가 물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호주땅이든 한국땅이든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동일한 수준으로 한계가 있을터인데, 여기서 보는 일몰은 먼가 색다른 느낌이 있었다. 아마 여행이 주는 설레임과 지평선, 수평선이 모두 보이는 장면이 그 장엄함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하고 생각을 한다.

 

 

붉은 기운이 빠지면서 다시 무채색으로 돌아왔다. 걸어오는 길에 옆 수풀에서 조그만 왈라비가 풀을 뜯고 있다. 시간적으로도 완벽했으며, 장엄한 일정을 마무리하였지만....아직 갈 곳을 못정했다.

 

이 근처에서 하루를 머무를지, 조금 피곤하더라도 어짜피 늦은 것. 조금 더 내려가볼지를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