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9일 간의 호주 캠핑카 여행 - 5. 스프링브룩 국립공원

2015. 2. 3. 11:07해외여행기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일정을 오늘 맞이하게 되었다. 길이 7m가 넘고, 좌우 2m가 훨 넘는 이런 큰 차를 가지고 산을 올라가도 될까? 호주의 동부 해안 투어는 쭈욱 뻗어있는 해변과 화려한 도시, 그리고 조금 외곽의 아기자기한 마을들을 보기에는 좋지만 좋은 길만을 따라와서는 나무로 둘러쌓인 울창한 숲을 보기가 힘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거대한 대륙답게 산의 모습도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의 산이 좁은 크기로 뾰족하게 솟아있고, 아기자기한 모습이라고 한다면 여기의 산은 넓은 면적으로 산이 만들어져 있다보니 조금 오르고 나면 다시 또 평지가 나타난다. 그리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산이 들판처럼 보일 지경이다.

 

도로 사정과 인지도를 봤을때는 시드니 근교의 블루마운틴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 였지만, 블루마운틴으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 이미 부족한 시간에 부채질을 하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목적지는 (개인적으로는 훨~씬 가고 싶었던) 스프링브룩 국립공원이다. 스프링브룩 국립공원은 골드코스트 바로 내륙쪽으로 위치해있어 루트상 크게 둘러가는 곳은 아니다. 그리고, 도로 상황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겠지만 생각보다 길이 험하지는 않았다.

 

 

오전에 일찍 골드코스트의 숙소에서 출발하여 이틀간 잘 사용했던 고카드를 환불받고 Queensland를 떠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스프링브룩을 들러 전망대를 두군데 둘러보고 오후에 커럼빈 동물원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구글맵에서 1시간 44분이 뜨니, 큰 무리없이 실제로도 2시간 운행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오늘 아침은 간단히 토스트를 준비했다. 이틀간 시내 관광을 끼어서 하다보니 캠핑카를 타고 '캠핑'을 하면서 외식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로컬 마켓에서 장도보고 우리 가족의 식성에 잘 맞는 빵!!은 항상 기분 좋은 아침이다. 계란을 풀고 요리하고 남은 다양한 야채를 넣고, 치즈 한장 넣어서 간단히 해결. 아이들은 당연히(?) 빵이 좋아하고 간편식은 준비가 편해 빠른 이동에 큰 도움이 된다. 캠핑카는 숙소 전체가 움직이니 짐을 정리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도 있겠지만, 움직이는 차에서 짐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흔들리지 않게 모든 것을 수납장안에 잘 고정을 시켜야 한다. 처음에 정리를 대충하고 출발하니 여기저기서 굴러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설겆이 하고 그릇을 정리하지 안은체 출발한다면 지옥을 경험할지도 모르겠다. 도착해서 날씨에 맞게 주섬주섬 옷가지들을 다 펼치다보니 셋째날 출발할 때에는 짐을 완전히 정리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이었다.

 

 

간단히 체크아웃을 하고, 혹시나 해서 또 한번 물어본다. 캠퍼밴으로 스프링브룩을 가도 되겠냐고..물론 문제 없다고 대답한다. 나름 캠핑장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장소이다. 그만큼 놀거리도 많았고 다시 아이들과 함께 호주로 온다면 이동을 줄이고, 캠핑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이정도 규모를 운영 하기는 정~~말 힘들겠지??

 

 

바로 옆 대형쇼핑몰 하버타운.

 

여기 며칠을 머물렀으면 들러서 쇼핑도 하고 장도 보고 했을텐데, 우리는 짧게 짧게 뚜벅이 생활을 하다보니 느긋하게 쇼핑을 하지는 못했다. Gocard 환불을 위해 미리 봐뒀던 샵으로 직행해서 바로 환불하고 출발한다.

 

 

브리즈번에서는 처음으로 캠핑카 운전을 시작했으며 복잡한 시내를 지나오고, 바로 고속도로로 진입을 하다보니 계속 긴장을 한 상태가 많았다. 여기서는 그때와는 다르게 교외 국도 수준의 길을 가다보니 주변을 조금 더 여유롭게 돌아보게 된다. 이 지역은 평일이라도 확실히 사람이 적지는 않았다. 골드코스트를 조금씩 벗어나면서 산으로 진입하자 차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씩 산으로 올라간다.

 

 

한참을 가다가 길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표지판에 오르막 표시도 뜬다. 양방향 차가 잘 다니지 않으니 큰 무리는 없었다. 올라가는 길에 도로 상태가 일정하지는 않은데, 위와 같은 도로라면 왼쪽 바퀴가 거의 도로 끝에 올라와있는 정도로 운행이 가능하다. 앞과 동시에 후방하단에 차선까지 나오는 카메라를 주시하며 운전한다.

 

 

 

 

여기서 오른쪽에 나오는 스크린이 후방하단을 보여주는 카메라이다. 왼쪽은 네비게이션.

 

 

거의 오르막이 끝나면서 큰 암석지대가 있는지, 좌우 도로가 갈라진다. 길이 꽤 좁긴한데, 단방향 운행이라 오히려 편하다. 갈라진 도로는 머지 않아 금방 합쳐진다.

 

 

어느정도 올라와서 국립공원안으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차에서 내렸다. 국립공원 자체가 규모가 꽤 크고 구릉지(?)처럼 지대 전체가 불쑥 올라와 있는 형상이라 몇십분 정도를 올라오면 다시 또 넓은 평지를 만난다.

 

 

꽤 많이 들어왔다. 저~~~기 멀리 가운데로 보이는 조그만 건물이 골드코스트의 빌딩숲이다. 어제는 저기서 높은 전망대에 올라 스프링브룩의 석양을 바라보았었지. 하루만에 반대편에서 쳐다보고 있다. 우리의 루트, 시간계획, 아이들과 함께 걸을 만한 상태를 고려해서 전망대는 두군데 정도 들러보기로 했다. 한군데만 보기에는 여기까지 올라온게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다.

 

첫번째 목적지는 "Purling Brook Falls Lookout"

 

가장 유명하다고 하지만 네비게이션 하나만 믿기에는 조금 헤매일 수도 있어 충분히 전날 구글맵을 이용해서 확인을 했었고, 찾아가기도 쉬웠다. Purling Brook은 스프링브룩에서 가장 유명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실제도 도착해보니 안쪽으로 주차 구역도 꽤 넓고 100m 가량 걸어서 바로 lookout을 관람할 수 있고, 몇 km를 걷는 코스도 있어 추천할만한 장소였다.

 

 

후기에도 자주 등장하는 나무. 안쪽이 허~하다. 어른이 두팔벌려 나무 1/8 정도만 안을 수 있을 것 같다. 호주가 정말 오래된 대륙이라는 것이 다시한번 느껴진다. 아이들과 전날 퀸즈랜드 박물관에서 본 여러 곤충들과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걸었다. 워낙 다양한 곤충, 동물들이 많고 우리나라보다 스케일이 크다보니 혹시~ 만나지는 않을가 하는 설레임반, 두려움반을 느끼면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국립공원에도 뱀조심이라는 문구는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릴적에 실제로 많은 뱀을 보기도 했었다.

 

 

여기가 스프링브룩에서 가장 유명한 전망대이다. 아래쪽은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상당히 넓은 공간이다. 아래 보이는 나무 하나하나가 엄청나게 크다. 숲을 쭈욱 걸어들어가다보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한눈에 전망대스러운 장소를 만나게 된다. 사진의 오른쪽 가장자리를 보면 주인공 폭포가 보인다. 수량이 엄청 많지는 않지만 높이는 꽤 높다. 그리고 폭포의 조금 왼쪽편 바위가 어두운 부분이 반대쪽 lookout이다. (바로 아래 사진 참고)

 

 

두번째 목적지는 "Canyon Lookout"

 

여기는 길을 제대로 온 것이 맞는가하고 잠깐 멈짓하는 순간 바로 옆에서 찾을 수 있었다. 왠지 예전에 블루마운틴에서도 본것만 같은 풍경이다. 땅이 솟아오르면서 만들어진 것인지.. 첫번째 포인트와는 조금 다른 모습의 풍경이다. 사진으로는 탁 트여진 모습이 다 표현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맑은 하늘은 사라지고, 구름이 가득하다. 지금의 간절기 날씨는 야외활동하기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최고 기온에는 반팔에도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지금처럼 산에서 구름이 가득하고 바람이 부니 꽤 쌀쌀하기도 하다.

 

 

지금 이정도의 길이 가장 좁은 도로 였던 것 같다.

또 열심히 내려가자.

 

다음 코스 "커럼빈 와일드라이프 생츄어리(Currumbin Wildlife Sanctuary)"로..

 

가기전에 어떤 국립공원을 들릴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동부해안 살짝 안쪽으로 꽤 많은 국립공원이 위치해있고, 특히 골드코스트 안쪽으로 스프링브룩, 래밍턴 국립공원(Lamington National Park) 등이 유명하다. 처음 목적지로는 래밍턴 국립공원을 생각했으나, 아무래도 도로 사정이 더 힘들 것으로 보여 생각을 바꿨다. 국립공원 소개 사이트를 보면 캠핑장이 있는지, 도로 포장 상태가 어떤지에 대해 많은 정보들이 있다. 산이 워낙 크다보니 조금 깊이 들어가면 포장상태가 안좋아질 수 밖에 없고, 비포장으로 되어 있는 구역도 생각보다 많았다. 목적지를 정할 때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일단 사람이 많지 않아서 크게 힘들지가 않았고 우리나라의 곡예운전 수준을 생각하면 왠만하면 큰 무리를 없을 것이라고 생각은 되나, 운전에 자신이 없다면 안가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낮이 아니라 밤에는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