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번째] 삼봉자연휴양림에서 첫 2박 캠핑

2014. 9. 17. 18:30캠핑 및 등산/캠핑 이야기

많이 게을러졌구나. 삼봉자연휴양림을 방문한지 벌써 한달여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가을이 오고 있는데, 한달전을 회상하며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의 기억이 잊혀지기도 전에 다시 강원도로 돌아왔다. 광복절 연휴 캠핑장을 예약하면서 삼봉, 미천골, 용대, 대관령 많이 고민을 하였다. 조용하고 시원한 숲으로 가고 싶었고, 동해바다 해수욕장을 들리고 싶었다. 전반적인 위치, 계곡의 상황 등을 종합하여 '삼봉자연휴양림'을 선택하였다. 수도권에서 차량 정체 없이 3시간, 길어지면 4시간 이상을 가야 하는 2박 이상의 여행에 적합한 지역이다. 삼봉자연휴양림을 가는 길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위쪽으로 들어오는 방법과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아래쪽에서 올라가는 방법이다. 필자는 티맵을 신봉하는 바 시키는데로 간다. 영동고속도로가 당첨되었다. 그럼 우리 여정의 첫테잎을 끊어줄 식사 장소는 어떻게 하지?

 

평창쪽으로 나오면 휘닉스파크라는 걸출한 여행지가 있어 주변에 유명한 집들이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를 나왔다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법한 '메밀꽃 필 무렵'의 저자 이효석의 생가를 중심으로 메밀음식전문점이 몇군데 있다. 가장 원조격으로 보이는 '메밀꽃 필 무렵'을 찍고 향했다.

 

주차장이 상당히 크고, 건물이 으리으리하다. 장사가 워낙 잘되서 리모델링한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맛은 그럭저럭으로 깔끔하긴했지만 생각보다는 평범했다. 손님들에게 블로그 마케팅 동참을 요청하는 이벤트가 벽에 붙어있다. 만들어진 맛집인가? 아침 일찍 출발해서 아직 점심시간이 되지 않았지만 차들이 많이 들어온다. 그러나, 가게로 들어오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게 뭐지?

 

나름 만족스럽게 식사를 다 하고,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다시 보니 무언가 이상하다. 가게 이름이 뭔가 다르다. 아~ 이게 아니었구나. 열심히 네비게이션을 찍고 들어와 다른 집으로 들어왔다. 나같은 사람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의지의 한국인은 2박 후 다시 원조맛집으로 향하게 된다. 그 부분은 별도 포스팅을 하려 한다.

 

 

평창을 지나 1시간여를 올라간다. 어느덧 강원도의 느낌이 물씬 풍기고 계곡의 상류로 올라가면 물줄기가 줄어드는 것과 같이 주변의 차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휴양림의 정식 관리사무소는 중간쯤 올라가야 있다. 입구에도 조그만 건물이 있어 매표와 체크인은 가능하다. 다만 시간이 늦어지면 입구쪽의 사무실은 문을 닫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목적지 제2야영장에 도착했다. 주차 공간은 다리 건너기전에 오른쪽으로 개수대와 샤워장, 화장실과 함께 있다.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길가에 주차할 공간이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제2야영장 지도는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위와 같다. 주차장이 두 다리 사이로 쭈욱 뻗어있고 위쪽 다리근처 입구쪽에 화장실, 아래쪽 다리근처로 개수대와 남여샤워실이 있다. 필자는 208번 데크를 이용하였는데, 충분히 맘에 드는 자리 였다. 앞쪽으로는 붙은 데크가 없어 여유가 있었고 뒤쪽으로도 공간이 충분했다. 그리고 나름 계곡조망이다. 다리에서 짐의 이동이 가깝고 독립성을 염두에 둔다면 200번 초반대 데크가 괜찮은 편이다. 210번 이후로는 뒤로 쭈욱 상대적으로 좁은 간격으로 위치해 있다.

 

 

삼봉자연휴양림 트레이드마크 전경

 

2야영장의 위쪽 다리를 건너면 좌측으로 볼 수 있는 계곡이다. 임의로 돌을 막아 한때 물놀이장으로 사용을 한 것으로 보이나, 현재는 자연휴양림의 정책에 따라 명시적으로 '물놀이장'은 폐쇄되어 있다. 다만 고객의 입장에서 계곡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물놀이장이라는 명칭을 이용하게 되면 혹여 물놀이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를 가리는 부분에서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하여 만들어진 정책으로 보인다.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보는 바와 같이 수량이 상당히 풍부하다. 장마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늦게 비가 많이 와서 더욱더 계곡물이 풍부해진 것 같다. 아니면, 방태산자연휴양림과 비슷하게 항상 풍부한 물을 머금고 있는 지역일지도 모르겠다.

 

 

산림이 정말 울창하고, 그늘이 좋다. 다람쥐도 많다.

 

 

코베아 최고의 제품이라 손꼽히는 진리의 구이바다

 

코펠 구성에 프라이팬을 포함시키려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별도로 들고다니기는 번거롭다. 프라이팬부터 고기불판, 그리고 전골팬의 역할까지 해내니 가히 캠핑장비의 메시라고 할 수 있다.

 

 

라푸마 대란의 산물.

 

어린 시절 아버지, 어머니와 고속버스를 타고 캠핑을 다니던 시절부터 간직해온 시에라컵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러나 무언가 수납이 애매해 보이고 가격도 비싸 구매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라푸마 LF몰 대란으로 크지 않은 돈을 투자해서 주문을 할 수 있었다. 택배를 받고 상자를 열자마자 모두를 너무 놀라게했던 제품이다. 500ml의 시에라컵이라니..이건 밥공기잖아. 그리고 같이 주문한 머그컵은 200ml. 명백한 나의 실수다. 모든 물건은 모두가 공감하고 당연시하는 크기가 정해져있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했다. 시에라컵은 밥공기 수준으로 왔고, 머그컵은 너무 작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니 너무너무 만족스럽다. 스테인레스 밥그릇은 열전도 때문에 사용이 불편하고 다회용 플라스틱그릇을 이용해왔던 바, 우리 식구에게 딱 필요했던 물건이었다.

 

 

삼봉자연휴양림의 두번째 트레이드마크는 삼봉약수. 사이트 구성을 마치고, 약수터를 향해서 간다. 야영장에서 약 2km 가량의 거리로 도보로 가게 되면 편도로 성인기준 약 30분 가량은 걸어야 될 것 같다. 아이와 함께하니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가 섞여있다. 날이 좋아 그런지 유난히 야생화들이 눈에 띈다. 평소에는 꽃을 자세히 본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유난히 보지 못한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강원도 삼봉자연휴양림에서 만난 야생화' 포스팅 참조

 

 

 

올라가는 도중 만난 관리사무소 및 시설

 

 

작은 도서관과 체험 공간

 

 

 

 

숲속의 집들이 나오고

 

 

계곡물은 길에서 멀어졌다 가까이왔다를 반복한다.

 

 

흙길도 지나고

 

 

멋드러진 고로쇠 나무도 있다.

 

 

깨끗한 연립동을 만날 때쯤이면 약수터에 거의 도달했다.

 

 

삼봉약수터 앞에는 넓은 공간

 

가칠봉을 향한 등산로가 시작되는 시점

 

 

 

 

산책후 먹는 음식은 역시...

 

 

2야영장의 제일 안쪽이다. 제일 앞에 보이는 데크가 216번쯤 될 것 같다. 1야영장에서 2야영장으로 뒤쪽 오솔길을 통해 넘어오면서 찍은 사진. 위의 사진과 같이 2야영장의 제일 안쪽에서는 1야영장쪽의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가깝다.

 

 

두번째 휴양림 캠핑이라 아직은 각이 어색한 부분이 많다. 그래도 나무에 둘러쌓여 타프각이 쉽게 안살아나는 장소가 많다는걸 고려하면 만족스럽다. 간밤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무너지는 줄 알았다. 비가 오니 확실히 아직은 초보티가 난다. 물이 고이지 않도록 열심히 비 맞으며 끈을 고쳤다.

 

 

2박3일을 머물며 이튿날 '하조대해수욕장'으로 넘어갔다. 약 40분 가량 걸린다.

 

 

첫 2박 캠핑이자, 자연휴양림의 2번째 캠핑이었다. 전날부터 시작해 열심히 짐을 옴기고 먹고 자고 철수하고가 이어지는 캠핑을 처음으로 벗어난 것이다. 확실히 하루를 비우니 여유가 있다. 저렴한 가격과 쾌적한 환경은 너무 좋은데 벌써 날이 쌀쌀해지고, 전기없는 휴양림을 가기가 망설여지는 시기가 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사항.

 

거리가 멀긴 하지만 맑은 계곡과 울창한 나무로 합당한 보상은 제공된다. 다만 얼음같은 계곡물을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짧다. 또한, 휴양림에서 종종 걱정되는 부분중 하나인 벌레는 낮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밤이 되니 날벌레, 날개미 같은 것이 엄청 날아든다. 조금 밝은 색상, 불빛에는 무조건 돌진이다. 그리고 화장실이 깨끗한 편이긴 하지만 남자기준 좌변기 1개는 확실히 부족하다. 현재의 휴양림의 인지도와 인기를 생각한다면 편의시설에 조금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 으리으리할 필요는 없다. 자연친화적이며, 적정한 수준의 규모가 필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