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티노 파크(Gatineau park) 캠핑장 - 캐나다에서의 첫 캠핑

2019. 6. 4. 12:23여기는 오타와/여행 이야기

캐나다 땅을 밟은 지가 거의 일 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여기서 동계 캠핑부터 시작하기에는 아직 익숙하지가 못해, 오월 말이 되어서야 첫 캠핑을 나가게 되었다. 대망의 첫 캠핑은 어디서 시작을 해볼까? 아이들을 생각해서 놀이기구들이 있는 곳을 갈까? 캐나다스럽게 자연으로 갈까? 아직 수영은 못하는데.. 여러 선택지를 가지고, 고민하다가 역시 오타와에서 가장 가까우면서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가티노 파크로 향하기로 한다.

 

호수와 캠핑

가티노 파크는 오타와에서 오타와강을 건너 퀘백에 위치해 있으나 특이하게도 퀘백쪽 기관이 아닌 NCC(National Capital Commision)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NCC는 캐나다 오타와의 수도권역(리도 운하, 그린벨트 지역 등)에 대한 마스터플랜부터 전체 유지관리까지 하는 기관이다. 파크 안에는 시내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아 겨울에 큰 인기를 누리는 캠프포춘 스키장이 있으며, 여름에는 짚라인도 운영을 한다. 그리고, 여러 개의 호수와 많은 트레일을 구성해 놓았다.

 

가티노 공원 캠핑장 전체 안내도

가티노 캠핑장맵

캠핑장은 NCC 사이트를 통해 예약시스템으로 접근할 수가 있다. 가티노 파크는 생각보다 상당히 넓다. 캠핑장이 위치한 곳은 트레일이나, 스키를 타러 가던 첼시쪽 입구가 아닌 북쪽으로 진입을 한다. 크게 지도와 같은 호수 3개의 권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권역마다 특징이 있으며, 지도상 아이콘으로도 간단히 확인할 수가 있다. 기본적으로 모두 unserviced site이다. (전기, 수도 없음)

 

La Peche Lake : 그룹 / 카누캠핑

Taylor Lake : 텐트 / 케빈

Philippe Lake : 텐트 / 그룹 / 케빈 등...

 

카누캠핑이라니... 너무나 캐나다스러운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상상하기 힘든 부분이다. 캠프 사이트로 진입을 위해서는 카누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결국 적당량의 짐으로 운반이 한정될 것이며, 카누가 있어야 한다. 물론 대여도 가능은 하다고 한다. Taylor Lake는 사이트가 대부분 적당 간격으로 떨어져서 프라이버시가 상당부분 확보가 된다. 장점은 호숫가 바로 앞에서 고즈넉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 그에 반하여 단점은 수도탭이 근처에 없으며, 화장실도 간이 화장실만 있다. 사이트 갯수가 그리 많지가 않고, 트레일러는 숙박 불가. 마지막으로 Philippe Lake는 기본적으로 이 세 캠프그라운드의 베이스 역할을 하며, 우리나라 휴양림의 캠핑느낌과 사뭇 비슷하다. 사이트 수가 300개가 넘고, 장작과 간단한 용품들을 판매하는 매점이 있고, 수도꼭지가 곳곳에 있으며, 수세식화장실과 샤워시설, 세탁시설이 완비된 comfort station이 주요 거점에 위치해있다. 그리고, 모든 사이트에는 피크닉테이블과 바베큐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캠핑장 세부지도

위의 지도에는 카누캠핑 부분을 뺀 다른 영역의 세부지도가 나타나 있다. Philippe 쪽은 대단히 사이트 수가 많고, 시설이 많은 것을 볼 수가 있고, Taylor 섹터는 호숫가로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약 방법 및 사이트

예약현황

조금 급하게 예약을 했다. 캐나다도 워낙 캠프인구가 많다 보니, 성수기 좋은 위치는 거의 예약이 열리면 얼마 안돼 마감이 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위의 그림과 같이 예약 현황을 보면 벌써 주말은 거의 다 자리가 찼고 특히, 7월 말~8월 첫 주는 주중까지 예약이 거의 마감되어 있다. 그 시기는 우리나라와 별반 다름없이 휴가가 절정인 듯하다.

 

캐나다 초보 캠퍼로써 편의시설이 완비되어 있는 Philippe Lake 섹터가 가장 문안한 선택이긴 했지만, 상상만 해왔었던 캐나다의 호숫가의 한적한 캠핑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물은 없어도 떠놓으면 될 일이고, 화장실이 문제이긴 하다. 'Dry toliet'은 어느 정도 일까? 설거지를 거의 안 하고 하루에 한 번 몰아서 할 수 있을까? Taylor Lake를 선택했다. 아직 시즌이 조금 이르다 보니, 다행히 이번 주까지는 그래도 최고 명당은 아니더라도 호숫가 자리를 잡을 수가 있었다.

 

도착 및 체크인

가티노 파크 입구

북쪽으로 가티노 파크로 진입하면 나무로 된 구조물이 대문처럼 있다. 그 대문을 지나서 조금만 들어오면 체크인 오피스가 있다. 예약 시 받았던 프린트물을 지참하고, 여기 차량을 주차하고 Registration을 마쳐야 한다. 중요한 부분은 체크인후, 프린트물을 주는데 거기에 입구 게이트의 비밀번호를 작성하여 준다. 

 

캠핑장 입구 게이트

일단, 제일 가까운 매점을 들러 장작(firewood)을 구매했다. 가티노 파크에서는 타 장작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주변 나무 채취도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장작은 두 가지를 판매하는데, 스타터용(작게 쪼개진 나무)와 굵은 통나무 두께로 따로 판매 중이라 두 가지를 모두 구매하였다. 우리나라 자연휴양림에서는 대부분 캠핑장에서는 바비큐를 금지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허용하고 있는 점에 차이가 있다. 물론 일정 사이트 규모가 있으니 가능한 부분이다.

 

Comfort station

캠핑장 곳곳에 위치한 화장실+샤워실+세탁실+개수대. 설거지 및 샤워를 직접 해본 결과 따뜻한 물은 잘 나왔다. 유럽이나 호주 캠핑장에서 샤워시설들을 이용해 보았을 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와 차이점은 목욕탕 스타일이 아닌 당연히(?) 개별 시설로 되어 있다. 다만 실내에 위치한 곳이 있고 이렇게 실외에 바로 개별 문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래도 개별로 바로 접근 가능한 시설이 조금은 더 추울 수 있다. 캠프 트레일러의 방문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거니와, 아마 식습관에 따른 차이로 인해 설거지용 개수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세탁실 내 개수대

 

식수탭

Taylor Lake

 

이번 주말이 날씨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다행히 애들 학교 마치자마자 급하게 달려간 당일 저녁은 날씨가 괜찮아 도착하자마자 늦어서 조급했던 마음이 풀린다. 생각했던 것만큼 고요하고, 하늘과 숲과 호수의 반영은 아름다웠다. 사이트도 서로 전혀 방해가 안 되는 간격이었으며, 실제 지도와는 조금은 다른 위치에 화장실이 있는 등 차이가 미묘하게 있었지만 크게 예측에 벗어나는 부분은 없었다. 실제 예약 사이트에서도 실제 사이트의 사진들이 각 사이트마다 모두 올라와 있다.

 

사이트 앞 호수

간이 화장실은 아래와 같은 모습이다.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 외관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허름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생각보다 관리 상태는 상당히 좋았다. 물론 안의 시설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화장지도 꾸준히 보충이 되고 있었고, 특별히 사용하기 힘들다거나, 악취가 심하다거나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다. 의례 생각하기로 자연과 동화되어 있는 화장실이 생각보다 깨끗하게 유지되기가 상당히 힘든 부분이 있을 것 같지만, 이 화장실은 주어진 용도에서는 사용함에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간이 화장실

사이트 크기는 조금씩 다를 수는 있고 여기 호수 주변 사이트가 그렇게 크게 나온 것 같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충분히 넉넉하다고 할 수 있다. 들어오는 차들이나 다들 캠퍼들을 보면 다들 여기는 카누나 카약이 거의 기본 사양이었다. 간단히 들어와서 잠만 딱 자는 정도의 텐트로 세팅을 하고, 낮에는 열심히 호수에서 카약을 탄 후, 들어와서는 밖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와 술자리를 즐기는 모습이 일반적인 것 같다.

 

우리처럼 2박을 하게 되면 가티노 파크 내에 다양한 트레일 중 하나를 골라서, 천천히 걷고, 여유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또 하루가 지나간다. 파노라마뷰로 전경을 멋있게 담고 싶었지만, 노출 조절이 쉽지 않았다.

 

파노라마뷰

해가 기울고, 어둠이 찾아오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불이 타오르는 모습은 우리와 별반 다름이 없다. 다만, 넓게 퍼진 사이트 특성상 상당히 여유롭고, 어우러지는 불빛이 된다.

 

산책

 

비치와 카약

덧붙이기

 

첫 캠핑이다 보니 이런저런 걱정을 많이 했었고, 예상했던 것보다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는 만족감이 컸다. 우선 가티노 파크에는 블랙베어(Black bear)가 살고 있다. 그리고 라쿤, 사슴, 비버 등 야생동물이 많다 보니 지켜야 할 규칙들이 있다. 음식물 및 쓰레기, 그 외 향기가 나는 물건(샴푸, 치약 포함)은 모두 차 안에 두어야 하며, 텐트 안에서는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 또한, 곰을 만났을 때 대처법이 안내되어 있으며 실제 유튜브를 찾아보면 가티노 트레일에서 곰을 촬영한 영상들이 몇몇 있었다. 그러나, 실제 조우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하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곳으로 넘어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박 3일간 실제로 본 동물들은 사슴, 비버, 다람쥐, 청설모, 그리고 각종 새들 등이었다.

 

두 번째는 모기와 블랙프라이. 이 부분은 확실히 대처가 쉽지는 않았다. 특히 낮동안과 해 질 무렵은 가만히 있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이 부분이 불편한 사람은 현재 시즌에는 견디기가 힘들 수도 있겠다. 모기향과 옷에 뿌리는 방지 스프레이나 스크린을 충분히 갖추기를 추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풍경이 가져다주는 만족감은 이 루어 말할 수 없다. 한 달쯤 지나고, 호수 해변에서 수영까지 할 수 있는 시즌이 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일 것이다.

 

호수가 있고, 나무가 있다.

 

캠핑에는 구이바다

 

Gatineau Park http://ncc-ccn.gc.ca/places/gatineau-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