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9일 간의 호주 캠핑카 여행 - 8. 드디어 시드니로

2016. 9. 10. 00:36해외여행기

 


 

드디어 마지막 종착지인 시드니로 들어가는 날이다. 하지만 여전히 300km의 갈 길이 남아 있다. 앞서도 언급하였지만, 이번에도 중간 관광은 모두 포기하였다. 다시 돌이켜보아도 포기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여행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쉬는 것이 좋으면 쉬고,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좋으면 움직이고. 주어진 휴가가 한정적이 었고, 시드니를 하루만 투자하기에는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열심히 들어가서 오전중에 도착하면 반나절 맛보기라도 구경을 하고, 다음날 한 번 더 제대로 보는걸로 하려고 했다. 한 장소를 한 번만 보고 마는 것은 기억이 많이 나지 않는다. 두 번을 가면 스쳐지나간 장소가 되지 않고, 그 잠깐의 익숙함이 친근함을 주고, 마음을 훨씬 여유지게 만들어 준다. 세계 3대 미항이라 손꼽히는 시드니는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자유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다.


 

△ 오늘의 여정

 

마지막 우리의 캠핑장소는 시드니 내에 있는 'Lane Cove River Tourist Park'이다. 여행을 결정하고 전체적인 구상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예약한 장소 이기도 하다. (물론 숙소는 두 군데만 예약했지만) 항공/렌트/숙소에서 중간 숙소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처를 해야 하므로 예약을 하지 않았었다. 다만, 처음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찾아갔을 때 자리가 없을까 싶고 또한 대도시 캠핑장은 대도시 관광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기때문에 붐빌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Lane Cove River Tourist Park'는 시드니 관광에는 거의 대안이 없는 장소이고 국립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이트에서 예약이 편리하다. 사이트를 통해 예약신청을 하고, 예약 컨펌 메일에 카드 정보를 회신을 했었다. 다만, 이 글을 쓰는 현재는 해당 사이트(www.lanecoverivertouristparkcom.au)가 접속이 되지는 않고 있다.

 

 

 

 

일주일 밖에 안되었는데, 앞 유리의 물자국은 벌써 여행을 꽤 오래한 느낌을 물씬 자아낸다.

 

 

△ 이름모르는 휴게소

 

지나가다 들리는 휴게소가 왠지 중부의 에어즈락의 느낌을 풍긴다. 호주의 하늘은 확실히 우리와 다르다.

(얼마전 중국이 G20를 진행하는 기간은 우리도 평소와 다름이 느껴지긴 했다.)

 

 

 

 

스테이크류 아니면 결국 또 햄버거, 샌드위치류의 음식을 먹게 되었다. 항상 돌이켜 생각하지만 브리즈번에서 먹었던 제일 첫 햄버거 맛을 따라갈 수가 없다. 휴게소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아이들은 틈내서 놀이터에서 뛰어놀며 다시 에너지를 회복한다.

 

 

 

 

드디어 시드니가 50km 안으로 들어왔다. 도로가 점점 넓어지기 시작하고 정제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너무나 반가운 간판이다. 스쳐지나가는 느낌이지만 렌트카회사에서 처음에 운전대에 딱 앉았을 때의 막연함, 좁은 도로에서 버스와 나란히 달릴 때의 긴장감, 고속도로에 올라오면서 차선을 보고 조마조마했던 모든 느낌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긴장감이 있어야 그만큼 성취감이 있는 것 같다. 불과 몇일 사이지만 캠핑카 운전기사가 다 된 느낌이다.

 

 

 

 

브리즈번과는 또 다르다. 위 사진 처럼 도로에 밀려들어가는 차들을 보면 브리즈번은 확실히 중소도시의 느낌이었던 것에 반하여 드디어 광역시정도는 온 것 같다.

 

 

 

 

저 멀리 외곽을 달릴 때는 어찌도 그렇게 캠핑카들이 많은지, 모든 사람이 캠핑카를 가지고 정말 여가를 제대로 즐기는 나라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시내에 들어오니까 그만던 캠핑카들은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앞에 카라반을 끌고가는 차가 보이니 괜시리 반갑고, 동료애가 느껴졌다. 우리를 앞서가는 모습을 보아 왠지 우리와 가는 길이 같을 것으로 생각된다.

 

 

△ Lane Cove River Tourist Park

 

늦지않게 잘 도착했다. 부지런히 달려온 보람이 있다. 캠핑장 분위기는 생각했던 바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아래 지도와 같이 도시안에 넓게 공원이 위치해 있고, 캠핑장은 가운데쯤 위치해 있다. 이 캠핑장을 찾아가시는 분은 아래 지도에서 '캠핑장 입구'를 잘 찾아 들어가야 한다. 막연히 국립공원만 찍고 가면 입구를 찾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 세부 지도 / 근처 대중교통

 

이 캠핑장 외에는 별 대안이 없기도 하겠지만, 위치가 나쁘지가 않다. 시드니 북서쪽으로 자리잡고 있고,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와 지하철이 도보 10~15분 거리에 있다. 걷는 것과 이동시간 다 합친다면 서큘라키(Circular Quay)까지 약 45~50분 정도가 걸린다. 시드니에서는 서큘라키만 가면 70%정도는 본 것이고, 나머지 관광지도 거기서 연계가 가능하다. 위치 상으로도 시드니의 딱 중심이며 교통, 관광 할 것 없이 시드니의 핵심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캠핑장에 주차를 하고 슬슬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

 

 

 

 

첫 해외여행중인 우리 아이들. 적응력이 참 좋다.

 

2년전,  때만 해도 "우리도 이제 해외여행 좀 가보자"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갔다. 지하철이 더 쾌적할 수도 있지만, 대망의 시드니를 첫방문 하는데 버스를 타며 저 멀리서 하버브릿지와 오페라하우스가 아련히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 감동이 더 좋을 것 같아 버스를 선택한다. 그리고 북부시드니의 분위기도 볼겸.

 

 

 

 

하버브릿지를 지난다.

 

 

 

 

QVB(퀸빅토리아빌딩)에 내려 타운홀을 지나 조지스트릿을 따라 내려간다.

 

 

 

 

햄버거, 스테이크, 스파게티 등을 자주 먹다보니 중국음식이 먹고 싶어졌다. 차이나타운도 구경할 겸해서 계속 내려왔다. 그런데, 막상 중국식당을 들어갈려고 하니 선뜻 들어갈만한 장소가 보이지가 않는다. 배는 점점 고파지는데. 여타 도시도 그렇지만, 시드니에는 시내 중심가 한쪽편으로 차이나타운이 꽤 크게 들어와있다. 그쪽을 지나오면서 보니 너무 중국적이라 오히려 들어가기가 망설여지는 것 같다. 그래서 대로변 깔끔해 보이는 집으로 들어왔으나, 중국은 아니고 태국음식점으로 들어왔다. 여기서 말로만 듣고 마음만 있었던 '똠양꿍'을 처음 먹어봤다. 타이푸드의 볶음밥은 늘 무난한 선택이고, 똠양꿍도 나름 그 맛이 있었다. 특유의 향과 매운 맛이 입안을 자극한다. 식후, 패디스마겟에 들러 잠깐 기념품(아이러니하게 중국산)을 사고, 센트럴스테이션까지 쭈욱 걸어보고 무료 셔틀버스 555번을 타고, 서큘라키로 향한다.

 

 

 

 

하버브릿지와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서큘라키는 역시 좋다.

 

 

 

 

페리를 타고 싶었다. 페리에서 바라보는 하버브릿지와 오페라하우스의 느낌은 또 다르다. 그리고, 그 사이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나아가는 페리에 앉아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시드니에서는 페리만 몇 번을 타도 지겹지 않을 것 같다. 시드니에서 페리는 관광뿐만 아니라 현지인에게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시드니만의 주요 포인트를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맨리'로 향하는 가장 먼 노선을 선택했다. 서핑으로 유명한 '맨리'비치도 한 번 가보고 싶었다.

 

시드니 내에서 가장 유명한 양대 비치로 '본다이'와 '맨리'가 있다. 둘 중 하나만 갈 수 있다면 '본다이'비치로 향하는게 맞을 것 같다. 본다이 비치에서 브론테 쪽으로 내려오는 길이 상당히 유명하고, 몇 년전 그 길을 걸으며 느꼈던 감동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 다만 본다이까지 가는데 시간이 아무래도 좀 더 걸릴 것 같았다. 그리고, 페리를 길게 타고 싶었다.

 

 

△ 시드니항

 

 

△ 맨리

 

 

 

 

 

또 다시 새몰이

 

 

 

 

맨리 와프 입구.

 

 

 

 

맨리에는 부둣가에서 석양을 바라보는 인파가 많았다.

 

 

 

 

석양을 바라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위치한 바바리안에서.

 

 

 

 

이렇게 사람이 가득 찼다.

아참. 오늘이 Friday 구나.

 

 

 

 

해가 지고, 이번에는 조금 빠른 배를 탔다. 일반 노선이 아닌 나름 쾌속선(?)이 따로 있었다. 요금은 조금 더 비싼 듯 했는데, 딸애의 요금을 안받아서 큰 차이가 없었다. 배 2층에 앉아서 안에서 파는 맥주한병 마시면서 오니 정말 천국이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시간이 늦어져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다들 상기되어 있었다. 기분이 좋아지는 환경인 것 같다.

 

 

 

 

왼쪽으로 이런 야경을 보면서 서큘라키로 들어간다.


오른쪽은?





멋있지?


그렇다.


 

 

 

갈 때는 지하철도 한 번 타봐야지. 기쁜 마음이 가득 차 있으니, 발걸음도 가볍다. 공기도 선선하고 10여분을 다시 걸어서 캠핑장으로 들어왔다. 서큘라키에서 탑승을 해서 환승을 한 번 하고, 우리의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드디어 캠핑카에서의 마지막 밤이다.